190만 년 전 시작
대부분의 연대들은 울부짖음과 덜덜 떠는 공포와 함 께 끝난다. 페름기 말의 대량사멸은 트라이아스기로의 이행을 가져올 뿐만 이 아니라 동시에 또한 지구의 중세시대인 중생대가 시작되게 한다. 백악기 말에 공룡이나 다른 많은 종들의 몰락으로 이 장은 끝나며 우리를 신생대 (KMozoikum)로 안내한다. 기후의 변동, 운석, 광범위한 전선에서의 죽음과 부패 둥이 결정타를 날렸으며, 그 결과 흥미진진한 새로운 장으로 옮겨가게 한다. 그래서 2백만 년 전 기후가 다시 추워지자 제4기가 시작되는 것인데, 이것은 다시 대빙하기의 시대인 플라이스토세와 홀로세(Holoziin)로 나누어 진다. 홀로세는 11,000년 전에 마지막의 대빙기가 종말을 고하면서 시작되 어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잠깐, 몇 마디 해두자면 그 말은 맞지 않는다. 제4기는 190만 년 전에 시작 된다. 아니라고 외쳐대는 소리도 들린다. 이미 230만 년 전이었으니, 말하자 면 그때 원래 빙하시대가 시작되었다는 말이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두라고 제삼자가 트집을 잡으며 그것은 훨씬 이른 시기인 260만 년 전에 시작된 것 이라고 한다. 게다가 또 홀로세는 1 만 년 전에야 비로소 시작되지 11,000년 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며, 그때까지는 말하자면 빙기가 계속된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그런데 그 모두가 옳은 말이다.우리가 지닌 교양의 일부는 그것을 정확히 알고자 하는 상상이다. 여러분 이 지질학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져본다면 대충 모든 시대가 각기 다른 처 음과 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놓은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사실 구속력 있 는 공식적인 구분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적용되는 것은 늘 시추 암심 과 화석들이 새로운 인식을 가져다주기까지의 기간 동안뿐이다. 백악기 말 엽의 운석과 그에 대한 많은 의견들을 기 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불 과 얼마 전부터 존재하기 시작한 에디아카라기를 기억하는가? 연대 단위는 가변적이다. 극적인 것은 아니더라도 한껏 윤곽이 선명치 못한 것이다.
그래 서 지질학자들에게는 ‘대충, 대략’이나 ‘약’과 같은 단어가 선호되고 또 즐 겨서 자주 사용되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은 재구성해서 얻은 것이다. 삼엽충이 사라졌을 때, 그리고 메갈로돈이 죽었을 때 거기에 있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역사는 접근의 과학이다. 당신이 과학자들로 빼곡한 파티에서 몇십만 년 때문에 벌어진 이전투구에 빠져든다고 해도 너무 깊은 인상을 받 지는 마시라. 그러다가 6,500만 년 전에서 수그러들든 6,550만 년 전에서 수 그러들든, 그것으로는 공룡 한 마리도 살려내지 못한다. 어느 종이 살았던 시대를 말하는 발언을 대할 때도 비슷한 식으로 대처하면 된다. 대강은 우리 도 아니까 말이다. 그러나 진화의 핸드백을 다룬 장에서 잠깐 했던 말에서 우 리가 보았다시피 인류의 형성 역시 지난 시기의 흐름 속에서 연대가 다양하 게 소급될 수밖에 없었다. 또 누가 알겠는가, 어쩌면 더 많은 메갈로돈들이 정말 여전히 살아 있어서 우리를 악몽에 시달리게 할지. 우리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점들이다.
제3기 말엽이 되자 기후가 점차 더 추워졌다. 대충, 대략, 약 170만 년 전에 제4기가 시작되면서 연중 기온이 섭씨 10도로 떨어졌고 심해는 섭씨 1.5도를 유지하게 된다. 드디어 일시적인 마지막 빙하시대가 되는데, 이는 다시 네 개의 대빙기로 나뉜다. 이것들은 모두 강을 따라 붙여진 명칭으로 귄츠빙기 (64만 년에서 54 만 년 전까지. Giinz-Eiszeit), 민델빙기(48만 년에서 43만 년 전까지. Mindel-Eiszeit), 리스빙기(24만 년에서 18만 년 전까지. M-Eiszeit), 뷔름빙 기(120만 년에서 1 만 년 전까지. WUrm-Eiszeit)라고 한다. 이 마지므} 빙기는 2만 년 전에 정 점에 달하여 중부독일의 여름 날씨를 얼음이 어는 0도로 끌어내리기도 했다. 중간 중간에 얼음이 다시 찾아오기도 했고, 때로 마치 17세기 초에 150년 동 안이나 북쪽의 빙하가 전진했던 것처럼 소빙기(Mini-Eiszeit)들이 위세를 떨치 기도 했다.
빙하기 동안에는 대륙의 3분의 1 이 빙설을 뒤집어쓰고 있었으므 로 바다에서 목욕을 하려고 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4도에서 12도 까지로 차가운 해수면의 물은 기껏해야 핀란드의 해변 사람들이나 아이슬란 드의 팝스타 같은 사람한테서나 관심을 살 것이다. 북대서양도 일부가 결빙 되었으며 유빙들이 모로코나 포르투갈까지 떠내려 왔다. 해수면은 떨어졌으 며 뭍에서는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 엔스 사피 엔스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불어갔다. 하긴 불행한 환경이 우리의 조상들을 부추겨 그들의 뇌 물질을 역동적으로 만들게 하지 않았던들 오늘날 우리가 그리 지독하게 영 리하다는 소리도 못 들었을 것이다. 생존해 남고자 하는 자는 뭔가 생각해내 지 않으면 안 된다. 마지막 빙기가 후퇴함과 동시에 해수면은 다시금 상승했 고, 예를 들어 우리가 동해(C=ee, 발트 해) 덕분이라고 여기는 환경이 조성되 었으며 알프스의 빙설한계선도 1 천 미터 위로부쩍 올라가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이미 언급이 있었듯이 간빙기에 살고 있는데, 그럼에도 극 지방은 아직 얼음 속에 묻혀 있다. 언젠가는 빙하가 거기서도 사라져버 릴 것 이지만 결국 먼 미 래가 되면 다시 돌아올 것이다.
우리가 전 세계에 걸친 해 수면의 상승을 우려하면서 그것이 우리에게 생활습관들을 허사로 만들어버 리는 위협이 될까 걱정하는 것도 당연하겠지만, 그것은 지구의 역사로 보면 사소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해조류를 우물거 리는 바다나무늘보(Meeresfaukiere)의 모습이나 우 리가 굴을 훌쩍 이며 빨아먹는 것처럼 두족류를 빨아먹는 남극의 이빨 없는 돌고래와 같은 신기한 모습들을 보면서 시간여행의 마지막 순간을 즐긴다. 몇 가지는 우리에게 신기하게 여겨지기도 하겠지만 그 밖에 우리가 보는 것 들은 오늘날 보는 것과 거의 완전하게 같은 해저세계의 모습이다. 육지에서 매머드, 마스토돈, 검치호랑이들이 사멸해가는 동안 수중에서의 생명들은 21 세기 초에 있게 될 모습을, 그리고 늘 있어왔던 바대로의 모습을 갖추어 간다. 그것이 바로 알려지지 않은 우주의 모습이다.
잠수경을 쓰고 물갈퀴를 착용한다. 우리는 아래로 내 려간다. 달 뒤쪽에서 그러는 척해본 것이다. 우리는 위로 올라간다. 미안. 하지만 우주비행사가 되면 바다에 대해 엄청 많이 알게 된다. 예를 들어 달에 착륙하여 멀리 떨어져 있는 지구를 바라보며, 이렇게 비행해 온 것도 달이 없었다면 감히 엄두조차 못 냈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도 있을 것이 다. 첫째로는 그처럼 비행한다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고, 둘 째로는 달이 없었다면 우주비행사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로켓을 만든 사람도 없을 테고, 또 미국인들은 결코 달에 착륙했던 적이 없다는 조 작설을 제기하는 사람도 없을 것임은 물론이고 아예 우리와 비슷해 보일 존 재 자체가 없을 것이다. 그러면 바다가 달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의문을 추적 하려는 작가 역시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