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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멎게 할 해수면

숨을 멎게 할 해수면


결과는 숨을 멎게 할 정도였다. 대양의 바닥이 어떤 모양인지를 대충이나 마 알리면 그저 해수면의 측량 데이터를 연구하기만 하면 되었던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런 효과를 일으킨 것인가? 그 모든 원인을 알게 되기까지 는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아마 가장 큰 요인이 되는 것은 중력일 것이다. 우리는 질량에 대한 정의와 거기서 파급되는 결과들을 기억하고 있다. 한 물 체가 질량을 더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그 인력은 그만큼 더 강해 진다. 그런데 이런 점은 천체들 사이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행성의 표면이나 내부에 있는 모든 물질들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질량이 있는 모든 것은 그 자신의 중력장을 가지며 그 너머로 다른 물체들과 상호작용을 한다. 


바다 의 바닥 또한 이런 식으로 바닷물을 끌어당긴다. 예를 들어 바닥에 산을 하나 올려놓는 식으로 질량을 추가하게 되면 이 장소의 인력은 그에 따라 더 강해 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당연히 바다가 우묵하게 생겼을 것이라고 믿을 것 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실제는 그 정반대 이다. 주변의 바닷물은 산의 옆쪽으 로 당겨지며 층층이 불룩한 혹처럼 포개진다. 해구 위에서는 다시 해수면이 떨어져 내린다. 결국 발을 적시지 않고도 그와 같은 해저 지형도를 얻게 되는 셈이다.



유감스럽게도 옥에 티처럼 거기에는 금세 한가지 결점이 있다고 드러났다. 분명 바닥이 평탄했고 명백히 아무런 해저 언덕 같은 것도 없는 곳임에도 몇 군데의 심해 평지 위쪽으로는 바닷물이 불룩하게 솟아오르는 것이다. 어는 정 도 골머 리를 앓고 나자 이 러한 효과도 역시 중력에 따른 것임을 밝힐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해양저는 그것이 생겨나는 중앙해 령 (Mittelozeanische ROcken)으로부터 멀리 표류해가면 갈수록 그만큼 더 연대가 오래된 것이며 더 차가워지는 것이다. 그리고 차가워진 것은 밀도가 높아진다. 전에 수플레 (Souffles)를 만들어보려 했던 사람이라면 급속냉각의 결과가 어 떤지 알 것이 다. 달콤한 것이 덩치는 줄어들지 않으면서 넙치처 럼 평평해진다. 실패작이 된 수플레는 비록 성공한 수플레가 더 커 보일 때조차도 이것과 그램 단위로 무게가 정확히 같다. 사실은 그것에 단지 기포가 많이 생겨서일 뿐인데, 그 와 마찬가지로 갓 응고된 중앙해 령의 용암은 오래되고 차가운 해양저보다 기포가 더 많은 다공성인 것이다. 문제가 되는 지역들을 더 자세히 연구하자 거기서는 아주 오래되고 강하게 압착된 암석, 즉 핑지에 있는 것이면서도 더 말할 것도 없이 상당한 산군(山群)의 질량에 의해 압착되었음이 분명한 암석 들이 발견되었다.


해양저의 지형이 해수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그리스의 해 역들이다. 이를테면 당신이 만약 코린트 운하 )의 해면을 파트 라스 항구의 해면과 비교해본다면 이 후자가7미터나 더 깊이 내려가 있음을 알 것이다. 크레타섬의 남쪽에는 길게 이어진 평탄한 계곡이 바다 속을 지나 가는데 실제로 우리는 거기에 해구가 있음을 보게 된다. 이 해구는 한쪽 지판 이 다른 판 밑으로 잠겨 들어가는 곳이다. 이와 유사한 해구들은 필리핀판 둘 레에도 있다고 증명되었으며 인도네시아 서쪽이나 뉴질랜드 북쪽에도 있다. 당신도 함부로 바다로 나가지는 말아야 할 것 같다. 제네바의 호수도 보기에 는 그저 매끄럽기만 할 뿐인데, 거기에도 움푹 들어간 곳과 해구 같은 곳이 있으며 제네바 쪽이 그 건너편인 몽트뢰 쪽보다 수면이 2미터가 더 높다.



하지만 그러면 그 유명한 헤엄쳐 다니는 바닥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사 람들이 그것을 고르지 않은 부엌 바닥에 설치하면 그 뒤에는 아무런 기복도 나타나지 않고 완전한 평면이 된다. 이 지점 에서 유감스럽지만 나는 미장이 나 타일공에게서 그들의 환상을 빼앗을 수밖에 없다. 곧, 그 바닥재 또한 중 력을 따르는 것이며 단지 편차가 미미해서 수준기까지도 놀려먹게 되는 것 일 뿐이니 말이다. 대양이나 바닥재나 수직방향으로 지구의 무게중심 쪽으 로, 즉 지구 중심점으로 당겨진다. 덧붙여 말하자면 또한 그런 이유에서 순 수수학을 논외로 하면 지구상에는 평행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차려 자세 로 1 미터 간격을 두고 서 있는 두 명의 병사가 있다고 할 때, 보기에는 완벽 한 평행을 이루며 서 있는 듯하지만 실은 그들도 각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향하는 것도 동일한 중력의 중심이지 각자 나름의 중심은 아니기 때문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계측기들로는 그처럼 왜곡된 상태를 알 아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것들 또한 지구의 중력 방향으로 맞춰져 있어서 이를테면 바다가 수평을 이루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우리를 현혹시키니까 말이다. 당신이 어느 배의 갑판에 서 있다고 가정하면 당신은 금세 중력장들 이 발휘하는 특성들의 제물이 될 것이다. 당신의 체액들과 함께 당신은 지구 의 중심을 향하여 가려고 애를 쓸 터인데, 말하자면 바다나 배나 당신 자신 둥둥의 모든 것이 비뚤어지게 서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신에게는 완벽한 수 평선 충}•나가 거기 뻗쳐져 있다. 뿐만 아니라 물더미의 경사각도 아주 평평하 기 때문에 당신은 그 올라간 곳과 내려간 곳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아차 리지 못한다. 선박여행 의 좋은 점을 별로 알지 못하는 사람 중에서도 간혹 그 점만은 특히나 마음을 진정시켜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수위가 달라지게 하는 또 다른 원인은 우리가 나중에 더 자세히 말하게 되 겠지만 해류가 움직이는 양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강력한 소용돌이는 이 른바 와류(Eddies)라고도 하는데, 그런 것이 대양을 돌아다니며 직경이 100킬 로미터까지 되고 그 이상인 것도 있다. 당신이 집에서 목욕물을 배출할 때도 작은 크기로 그런 소용돌이가 생겨나며 그 가운데로는 구멍이 나타나게 된 다. 바로 그처 럼 우묵하게 들어간 자리를 대양의 거대한 소용돌이 중심에서 도 볼 수가 있는데, 그런 대신 가장자리는 불룩하게 솟아오른다. 물로 만들 어진 은하계라도 되는 것처럼 와류는 회전하면서 바다 속을 돌아다니지만 그 자체는 수십억의 소용돌이들로 흩어지는 더 큰 소용돌이의 일부이다. 


전체가 그렇게 이어져나가므로 결국에는 대양이 통째로 회전 중에 처해 있음 을 인식하게 된다. 적도 상층부에서는 소용돌이가 시게방향으로 순환하며 그 하층부에서는 그와 반대되는 방향이다. 그리고 소용돌이의 회전이 빨라 지면 질수록 그만큼 더 극지방에 가까이 가 있는 것이다. 이를 설명해주는 것 은 이번에는 중력이 아니라 지구의 자전이다.


그처 럼 수많은 소용돌이가 대서양에서 각자 중심을 약간 서쪽으로 치우치 게 가진 채 도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소용돌이는 북아메 리카를 향하여 밀려가며 거기서 멕시코난류를 해안으로 밀쳐대고,65} 그것을 막으며 불룩 하게 솟아오르도록 만든다. 그렇게 상당한 마찰로 제약을 받아 그 난류는 느 려지게 되지만 또한 그와 동시에 강한 바람과 북태평양의 흡인에 의해서 가 속되기도 한다. 이런 가감의 결과 고르게 상쇄되어 회전 추진력의 보존이라 는 명제가 충실히 지켜진다. 그 원리에 의해 순환하는 움직임은 외부의 영향 으로 방해를 받기 전에는 오래도록 항상적으로 유지 된다.


심지어는 대기까지도 해수면의 높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왜냐하면 공기도 무게를 지니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기압 지역이 있는가 하 면 고기압 지 역이 있어서 이들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양에 영향을 주며 해 수면의 수위가 정해지는 데 어느 정도 나름의 작용을 미 친다.

2002년부터는 인공위성 제이슨l(Jason-l)이 양질의 해양 지형을 추적하며 알려주고 있다. 마이크로파 라디오미터(Mikrowellen-Radionieter),1(저 레이저 반사망원경, GPS 등을 장착하고서 그것은 지구표면을 4.2센티미터 단위로 정확하게 측정하며 해류를 탐사하고 기후, 대기, 바다의 상호영향을 탐지한 다. 2008년이면 그 후속으로 개선된 제이슨2가 뒤따른다고 한다. 그때가 되 면 어쩜 이제까지 풀리지 않던 몇 가지 수수께끼들의 실체, 이를테면 왜 북 (165) 이-로 서안성게유라고 하며 앞의 설명은 •시안강화, 라고 한다. 166) 극초단파 복사기I. 복사에너 지나 조밍도 등은 측징하는 장치임. )

대서양은 인도양보다 훨씬 더 높은 중력의 지배를 받는가 하는 등의 의문점 들이 밝혀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듯 현저한 차이점들을 해명해주는 것은 비단 해양저의 지형뿐만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다시 한번 더 내열성을 지 닌 굴착차량의 도움을 받으며 지구 내부로 들어가서 밀도가 다른 지 역들 어 디에 원인이 있을 수 있는가를 점검해 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언 급한 원인들로 봐서는 우리 행성의 심장부로 들어갈 것까지는 없다고 여겨 지고, 우리가 한 번 더 우주공간 쪽을 바라보는 것도 그런 까닭에서 이다. 두 개의 무인우주탐사체인 유럽의 그레이스(Grace)와 그것의 미국판 쌍둥이인 챔프(Champ)")가 현재 새로이 지구의 중력장을 측량하고 있는 중이다. 그 일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또한 많이 거론되는 해수면의 상승이 실제로 어 떻 게 돼가고 있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해명을 기대한다. 지금까지 확실 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대기권의 가열이 세계 어디에나 똑같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점뿐이다.